사무라이는 왜 방패를 안 쓴 걸까?
서양의 기사(騎士)와 일본의 사무라이(侍).
전투 방식에 있어서 크게 차이 나는 게 바로 “방패”를 가지느냐, 안 가지느냐에 있습니다.
또 제2차세계대전에서 쓴 수많은 일본제 전투기들을 보면 방어력을 경시한 디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 일본은 방어를 경시하게 됐을까요?
일본인들의 전투의 역사를 돌아보도록 합시다.
元々は盾を使っていた
원래는 방패를 썼다고 한다
사무라이가 탄생하기 전, 일본에서도 방패를 썼다고 합니다.
약 기원전 3세기에는 한손으로 쥘 수 있는 작은 방패와, 진지에 세워놓을 큰 방패가 있었습니다. 그것들은 처음엔 나무로 만들어졌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가죽으로 만든 방패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5세기에는 철로 된 방패도 등장합니다.
그 이후에도 세워놓는 방패는 계속 남긴 했으나 가지는 방패는 소멸했다고 합니다.
말과 활의 보급으로 전투 방식에 변화가
사무라이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그들은 말을 타면서 주로 활을 무기로 쓰게 됩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활을 쏠 땐 양손을 쓰게 되니 방패를 못 가지죠.
하지만 모든 사무라이가 활을 가지고 싸운 건 역시 아닙니다. 실은 말을 타면서 적들을 베는 무기에는 일본도(日本刀)가 아닌 “나기나타”(薙刀)라는 무기를 썼습니다.
나기나타는 긴 막대기 끝부분에 짧은 일본도를 단 것과 같은 생김새를 가진 무기이며 창(槍)과 달리 찌르는 무기가 아니라 베는 용도로 쓰였다고 합니다.
나기나타도 한손이 아닌 양손을 쓰는 무기입니다.
그러니 물리적으로 방패를 못 가지게 된 겁니다.
일본도가 방패 역할도 한다고?
그리하여 일본에서는 무기로 방어하는 전투 방식이 나오게 됩니다.
그게 바로 “우케나가시”(受け流し=거합도의 한 기술)라는 기술입니다.
일본도는 물체를 베는 면이 한쪽에만 있는 게 특징입니다.
칼날이 없는 반대편은 두툼한 구조로 지어졌습니다.
가장 두터운 부분을 “시노기”(鎬)라고 하는데요, 바로 이 부분에서 상대 공격을 방어하는 방법이 “우케나가시”의 기술입니다.
효율적일 수 있지만 얇은 일본도로 방어를 하다보니 잘 못하면 일본도자체가 구부러지거나 부러져버립니다. 그러니 그만한 스킬이 필요하게 됩니다.
전투기도 방어 없이?
제2차세계대전시 일본 전투기로 유명한 “레이센”(零戦).
이 전투기도 방어력이 아닌 공격력에 중점을 둔 전투기로 다른 나라들의 전투기와 설계에 있어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타국의 전투기는 파일럿을 지키기 위해 단단한 방어판으로 콕핏(조종석)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전투기자체가 아주 무거워지는 약점을 가지게 됩니다.
일본 레이센은 이 방어판을 없애고 기체자체를 가볍게 함으로써 항속거리를 늘리고 기동성도 높였습니다.
등장 당시에는 미군도 이 전투기의 대처에 힘들어했다고 합니다.
탑승원을 안 지키는 게 말이 되냐는 말도 나왔으나, 일본은 방어에 대한 생각법을 좀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기동성을 높여서 공격을 안 받으면 된다.”
공격을 받기 전에 먼저 공격할 수 있는 전투기를 만들면 된다, 이런 생각법이겠죠.
일본 속담에도 나오는 일본 방어의 생각법.
일본에는 이런 속담이 있습니다.
・선수필승(先手必勝)
~먼저 공격하면 반드시 이긴다.
・공격은 최대의 방어
~계속 공격하면서 상대에게 공격의 여지를 주지 않는 게 최대의 방어가 된다.
아쉽게도 현재 일본은 경제적으로 방어의 나라가 되어버리고 있습니다.
원래 방어가 질색이었던 국민성이니 공세로 전환하여 경기 회복해줄 것을 바랄 수 밖에 없습니다.
ABE KEN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