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을 작업실로 썼다는 전설의 사무라이
여러분, 화장실에 갈 때 핸드폰을 가져갈 때가 있겠죠?
핸드폰이 없었던 시기에는 신문이나 만화를 가져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할 일이 없어서 그런지, 아니면 타인이 안 보는 공간이라서 그런지, 화장실은 왠지 모르지만 특별한 공간으로 느껴지지 않아요?
일본에는 화장실을 맘껏 활용한 전설의 사무라이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다케다 신겐”(武田信玄).
일본에서 사무라이들의 활기가 넘쳐 여기저기서 투쟁이 벌어진 센고쿠(戦国) 시대.
센고쿠 시대 으뜸가는 세력으로 일본을 통일해버리는 게 아닐까…? 하고 누구나가 생각했던 와중에 병사했던 신겐은 화장실을 그토록 잘 활용했던 사무라이로 전설이 되었는데요.
특히나 그의 화장실은 호화롭고 합리적이며, 그당시 최상급 화장실이었다고 합니다.
다케다 신겐이 어떤 화장실에서 무엇을 했는지…궁금하시죠?
그의 거점은 “카이국”(甲斐国). 현재 일본 야마나시현 고후시(山梨県甲府市)에 위치합니다.
여기에는 신겐 전용의 스페셜한 화장실이 있었습니다.
넓이는 6첩, 즉 다다미 6장 크기를 뜻하니 약 11㎡정도가 됩니다.
현대 일반적인 화장실의 넓이는 1.3㎡정도라고 하니 어느정도 클지 대략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왜 이리도 넓었을까요?
이유는 적들의 습격을 막아내는 방어책이었다고 합니다.
벽 바깥에서 적들의 창으로 찔려도 안 닿는 거리가 필요해 이 넓은 화장실 가운데 변기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너무 넓어서 외로울 것 같은데…
하지만 이 화장실에는 또 다른 용도가 있었습니다.
이 화장실, 이렇게 넓으면 다소 사람들이 동시에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들어가고 싶을지는 둘째 두고요…)
그리고 이 화장실에는 하나가 아닌 몇 군데 입구들이 있었으며 더구나 “닌자” 전용의 입구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닌자라고 하면 인기척 없이 활동하는 사람들이라 같은 조직의 사람들이라고 해도 되도록 모습을 보이면 안되었습니다.
그러니 여기 화장실을 남몰래 쓰면서 신겐과 밀담을 가졌습니다.
아무리 그래도…화장실이니까 냄새 나겠지??
라고 생각하신 분.
맞습니다. 그 시대 화장실이라고 하면 크게 파놓은 땅구멍에다 배설물이 쌓여가는 식의 화장실이라 어떻게 해도 냄새가 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신겐의 화장실은 최신 기술이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목욕에서 쓴 뜨거운 물을 써서 물을 내리는 수세식 화장실을 만들어냈던 것입니다.
최근에 우리가 쓰는 자동 수세식 화장실은 그 당시에는 무리가 있으나 배설 후에 벨을 울리면 대기하던 하인들이 뜨거운 물로 내려주는 구조였다고 합니다.
현대 일본에서도 시골 구석에 가면 수세식이 아닌 화장실을 볼 수 있으니 400년이상 전부터 수세식 화장실을 썼다는 것은 아주 놀라울 일입니다.
더구나 배설물을 외부 사람들이 못 보게 하는 것도 중요했다고 하는데요.
배설물을 보면 그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기에 잉어의 먹이로 하고 전부 다 증거를 지웠다고 합니다.
또 이 넓은 화장실 네 구석에 향로를 두기도 했습니다.
향로란 향을 사르는 그릇을 말하죠.
향을 피워 화장실에 좋은 향이 충만하니 아주 쾌적한 화장실, 아니 밀담 공간이었을 것입니다.
신겐은 이 화장실에서 아무 걱정없이 정무나 현황, 작전 입안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당시 신겐은 투쟁을 하면 거의 다 승리를 하고 국민들의 신뢰도 아주 높아 최고의 사무라이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가 훌륭한 지도자였던 배경에는 이 훌륭한 화장실이 있었던 것입니다.
길 때는 하루의 절반을, 이 화장실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이렇게 많은 시간을 화장실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지만 경영자의 여러분은 신겐처럼 본인 전용의 고급 화장실을 작업실이나 사무실에 만들면 혹시나 회사 업적이 오를 수도…?
ABE KENGO